밤하늘별의 블로그

밤의 피크닉 온다리쿠2 본문

카테고리 없음

밤의 피크닉 온다리쿠2

밤하늘별9804 2020. 2. 11. 20:44

 1학년 때의 야간보행이 생각난다. 아직 그렇게 늦은 시간은 아니었다. 단체보행의 3분의 2가 끝났을 즈음이었을까. 복통을 호소하며 갓길에서 움직이지 못학고 있는 3학년 남학생이 있었다. 교사들이 뒤에 오는 구급버스를 타라고 계속 설득하고 있었다. 하지만 아무리 보아도 중증인 그는 완고하게 고개를 가로저었다. 걸을 겁니다, 모두와 같이 걸을 겁니다, 하고 식은땀을 흘리면서 필사적으로 일어나 또 비틀비틀 걷기 시작하지만, 몇 미터 가지 못해 너무 고통스러운 나머지 쓰러져버리는 것이었다. 친구들에게 부축받으며 다시 일어섰을 때, 그는 울고있었다. 그때는 그까짓일로 우냐 싶었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그의 마음을 잘 알것같다. 고교생활 마지막 이벤트를 도중에 그만 둬버리다니,생각만 해도 끔찍하지 않은가. 그것도 입학했을때부터 몹시 힘들다는 엄포를 귀가 따갑도록 들어오다, 실제 참가해 보고는 무슨 업보로 이런 행사에 참여해야 하는 건지 욕을 퍼붓다가, 세번째 참가하는 지금에야 졸업생들이 이 보행제를 그리워하는 이유를 겨우 알 것 같은데, 이 하루를 마지막까지 경험하지 못하고 끝낸다는 것은, 정말로 끔찍한 일이다

"너 역시 내일 달리지 않을 거야?"

"실은 아직 정하지 못했어."

옆에서 나란히 걷기 시작한 시노부의 물음에 도오루는 애매하게 대답했다.

 

Comments